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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관리자 작성일시 2009-04-15 16:31:33
제      목 투식스 성우 매튜, 한국수력원자력 사보 인터뷰기사(2008.10.)
2008년10월호(26~27p)
[수차와 원자로가 만난 사람] 영어성우 매튜 럿레즈

“한국어의 아름다움에 매료됐죠!”

거리에서 외국인을 마주치는 게 어색하지 않은 요즘이다. 잠시 다녀가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일로, 학업으로 한국에 자리 잡은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한글을 쓰고 읽거나 한국어로 말하는 외국인은 여전히 드물다. 한글날이 있는 10월, 한글과 한국어를 모국어처럼 아끼는 영어성우 매튜 럿레즈(Matthew Rutledge)씨를 만났다.

매튜 럿레즈(이하 매튜)는 영어성우다. 말 그대로 영어녹음이 직업인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얼굴보다는 목소리가 친숙하다. ‘인텔펜티엄프로세서’나 ‘S-오일’처럼 알려진 CF도 있고, ‘2%’ 광고에선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했었다. EBS라디오, 어쩌면 TOEIC이나 TOEFL 시험장 듣기평가에서 귀에 익었던 목소리 같기도 하다. 들어보니 지하철과 기차를 탈 때 들었던 목소리도 그의 것이다.

말과 글, 사람과 문화를 이해하는 코드
매튜를 처음 만난 사람이라면 꼭 하는 말이 있다. 피부색과 눈동자 색에 상관없이 풍겨 나오는 동양적인 이미지, 그리고 당황스러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한국어 때문이다.
“심지어는 제가 아내와 닮았다고들 하세요. 아내가 한국인이거든요. 가족내력을 봐도 동양계는 아무도 없는데 말이죠. 그리고 한글과 한국어는....... 아직 갈 길이 멀죠. 늘고는 있다지만 배울 게 아직도 너무 많으니까요. 하하하.”
말끝에 이어지는 큰 웃음소리가 시원스럽다. 그러고 보니 둥근 턱 선과 긴 눈매가 동양인은 아니지만 동양인을 닮은 이미지라는 데 동의할 수밖에 없다.
그가 처음 한국을 찾았던 때는 2001년, 성균관대에서 영어회화 강사로 일하던 형님을 방문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미 한국에서 지낸 지 몇 년 되었던 형님은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했고 김치나 삼겹살, 잡채, 라면 등을 아주 즐겨먹고 있었다고. 도착한 날 저녁 그의 형님이 데려간 곳은 대학로에 있는 삼겹살 식당이었다.
“모든 게 생소했지요. 김치는 너무 매운데다 밑반찬은 언제 먹어야 할 지도 알 수 없었고요. 삼겹살은 베이컨과 비슷해 보였는데 맛과 향이 전혀 달라요. 게다가 젓가락질을 해본 일이 없으니 기껏 집어 올리면 자꾸 바닥으로 떨어졌고요. 하하하.”
그렇게 시작된 한국과의 인연이 어느새 7년째다. 그는 그 사이에 형님으로부터 한국어 개인교습을 받았고, 이화여대와 연세대가 운영하는 한국어학당에서 정규교육을 받았다. 지금은 아내가 된 한국인 여자 친구와, 다른 한국인 친구들로부터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형님이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애정이 많으세요. 그래서 영어권 친구들을 위한 한국어교습법을 책으로 써서 출판하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아내를 만난 게 큰 계기가 됐지요. 한글과 한국어 없이는 이 여자를 만날 수 없겠구나 싶으니 집중력이 좋아지던걸요?”
그들 부부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한국어가 서툰 캐나다인과 영어가 서툰 한국인의 만남. 당연히 소통이 쉬웠을 리가 없었다. 사람과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말과 글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는 그의 믿음은, 그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한글과 한국어 사랑, 자국민부터 보여줬으면
“아시다시피 캐나다는 다민족, 다문화 국가입니다. 영어와 불어가 공용어라 당연히 국민 모두가 두 언어를 구사할 거라 믿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하지만 실제로는 어느 한 개 언어만 쓰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어쩔 수 없이 소통의 장애가 생기기도 하지요. 그럴 때 해결책은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주로 무슨 말을 쓰느냐는 거예요.”
영어를 많이 쓰는 자리에선 영어로, 불어를 많이 쓰는 자리에선 불어로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말이다. 예를 들어 상대의 영어가 내 불어보다 부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영어로 말하는 자리고, 상대가 불완전한 영어로 참여한다면 존중해야 한다는 것.
“전에 이런 경험이 있었어요. 한국인들이 모인 술자리였는데 공교롭게도 저만 외국인이었지요. 한두 사람이 제게는 굳이 영어로 말을 걸더라고요. 물론 한국에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요. 아마도 그분들은 저를 배려하려고 그랬을 거예요. 하지만 그분들 외에 다른 분들은 영어를 할 수 없다면, 우리 대화가 나머지 분들을 소외시키지 않겠어요?”
그는 그런 상황에 놓일 때 자신이 외국인임을 실감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소외되거나 또는 상대를 소외시키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나름의 원칙을 세웠다. 한국어 모임에서는 자신이 한국어를 쓰고, 영어 모임에서는 아내에게 영어로만 말하게 하는 것이다.
“조금 민감한 얘기일수도 있는데요. 한국에 사는 외국인, 특히 영어권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한국어를 배우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한국어를 몰라도 살기 불편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정말 한국을 알고 싶다면 자발적으로 배우는 게 맞겠죠. 한국어요,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창조적인 말이잖아요. 얼마나 아름다워요. 제게는 한국어가 음악 같아요. 한국인들이 먼저 사랑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한국수력원자력 홈페이지
www.khn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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